

하늘호수
내용

교실에 들어서면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넘치는 에너지로 쉴새 없이 움직이고 친구들과 속닥거리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이런 아이들이 한자 8급 시험을 보러 가야 한다니...
너무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크나큰 선물들을 하나씩 꼭 들려 보내고 싶었어요.
시험 합격도 중요하지만 어느 한가지에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도전하는 그런 정신을 가르쳐
주고 싶었답니다.
드디어 시험 보는 날.
수험표를 챙기고 주민등록 등본, 검정색 볼펜, 수정 테이프를 챙기면서 간절한 바램이 일었
습니다.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오자."
지금까지 했던 것만큼만 하고 돌아오자고 아이들과 약속하고 시험장에 바삐 도착 해보니 수많은 차량들과 인파로 붐볐습니다.
목포 과학대학 맨 위층에 있는 시험장은 왜 그리도 멀게만 느껴지던지...
강의실마다 수험 번호를 확인하고 아이들을 자리에 앉히고 잘해야 한다며 몇 번이고 다짐하고 강의실을 빠져 나오는데 눈시울이 붉어 졌습니다.
사뭇 긴장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믿음직스러운 아이들이 너무나 대견스러워 보여서 그랬나 봅니다.
시험을 치르고 있는 아이들을 살짝 들여다 보니 한 손에는 수정 테이프를 들고 한 손은 볼펜으로 너무도 진지하게 시험지를 보면서 답안지에 답을 적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이젠 됐구나. 너희들이라면 앞으로 무슨 일이든지 도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답니다.
시험 시작 20분 정도 경과했을 때부터 한 녀석, 두 녀석 엉덩이가 들썩거리더라구요.
다시한번봐 하고 속삭여 주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우리 아이들 ...
밝고 환한 웃음으로 나오면서 원장선생님! 나 잘했어요? 나 몇점이예요? 하며 묻더라구요.
그래서 응, 모두 열심히 했으니까 다 100점이야 하고 얘기 해 주었더니 진짜지요 하며 환한 햇살만큼이나 얼굴이 빛나며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라 했답니다.
모두 강의실을 빠져나와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마냥 속삭이며 재잘거리는 아이들과 함께 집에 돌아오는 길은 너무나 행복했답니다.
200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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