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호수
내용

옛날 한 마을에 한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그 고을에는 행동거지가 아주 나쁜 고을 원님의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권세를 믿고 모든 악행은 다 저지르고 다녔다.
원님아들은 그 처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렸다.
어느날 그녀를 강제로 희롱하려 했으나,
처녀가 끝내 자결로서 순결을 지키자
그 처녀를 죽이고 말았다.
이후 원님아들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녀를 양지 바른곳에 묻어 주었는데
훗날 그 무덤위에 한송이가 피어났다고 한다.
원님 아들은 그 꽃을 거두어 자신이 고이 길렀는데
이 꽃이 나리꽃이다.
나 리 꽃
-도 종 환-
세월의 어느 물가에 나란히 앉아
나리꽃만 한나절 무심히 바라보았으면 싶습니다
흐르는 물에 머리 감아 바람에 말리고
물소리에 귀를 씻으며 나이가 들었으면 싶습니다
살다보면 어느 날 큰물 지는 날
서로 손을 잡고 견디다가도
목숨의 이파리 끝까지 물은 차올라
물줄기에 쓸려가는 날 있겠지요
삼천 굽이 물줄기 두 발짝도 못 가서 손을 잃고
영영 헤어지기도 하겠지요
그러면 또다시 태어나는 세상의 남은 생애를
세월의 어느 물가에서 따로따로 그리워하며 살겠지요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목이 길어진 나리꽃 한 송이씩 되어
바위 틈에서고 잡풀 속에서고 살아가겠지요.
200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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