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호수
내용

어제는 화원을 하시는 선생님 댁에 들렀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꽃꽂이를 배우면서 맺은 인연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그 때 한없이 고마웠습니다.
우산이 없을 때는 택시를 불러 주셨고 조금이라도 추운 날에는 차를 끓여 주셨습니다.
혼자 배워도 내색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서 가르쳐 주셨고, 집에 가서 해 보라며 한아름씩 꽃을 주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헌신적인 가르침으로 꽃꽂이에 차츰 눈을 뜨게 되었고 토요일 오후면 교회 강대 상에 꽃꽂이를 하느라 늦기가 일쑤였습니다.
지금 돌아보아도 고맙고 행복한 시절이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도 일 년에 몇 차례씩은 꼭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갈 때마다 어찌나 반갑게 맞아 주시는지 멀리 시집갔다가 친정에 온 딸처럼 대해 주십니다.
어제도 손을 잡고 놓을 줄 모르며 따뜻이 대해주시는 선생님 모습에서 어머니 마음을 느꼈습니다.
나오면서 여러 가지 수련이 예쁘게 피었기에 보라색과 분홍색 화분 두개를 사왔습니다.
큼직한 옹기에 담아 현관 앞에 두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한사코 마다하시는 선생님의 손에 꽃값을 쥐어드리고 오면서 나도 저렇게 곱게 나이 들어 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200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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