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다스릴 줄 아는 아이

사람의 품성은 타고난 인성의 바탕 위에서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형성됩니다. 우리는 인격적으로 잘 도야된 품성을 지닌 사람을 훌륭하다 하고 그 가치를 상당히 높이 평가합니다. 정직하고 겸손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그만큼 흔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고, 그러한 덕목들은 수많은 시간 동안 자기를 이기는 훈련을 거쳐 완성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는 순진무구한 존재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생존을 위한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속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생존을 위해서 타고난 본성과 욕구대로 행동하려는 몸부림은 부모의 보살핌과 교육에 의해서 서서히 사회화되고 신체와 정신이 발달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비로소 인간다워지는 것입니다.
아이가 약 두세 살까지는 부모에 의해서 행동을 통제 받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면 아이는 자신을 해롭게 하거나 타인을 방해하거나 해치게 됩니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게 되면 부모는 아이의 행동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면서 여러 가지 행동을 통제하게 됩니다. 남의 것을 빼앗는다든지 위험한 장소에 가까이 간다든지 하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제지당하면서 아이는 비로소 부모의 금지와 제한을 서서히 자신 속에 내면화하여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자율성을 터득합니다. 4, 5세경에 이런 자율성을 획득하지 못하면 제멋대로 하는 아이로 자라나기 쉽습니다. 자신의 욕구와 감정대로 하려는 아이와 이를 제지하는 부모 사이에 최초로 갈등이 형성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아이는 자신과 세상에 대한 능력을 키워 나갑니다. 말하자면 이런 과정 속에서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기 통제 능력이 길러질 수도 있고 아니면 타율에만 익숙한 아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부모가 최초로 "안 돼."라는 말을 사용할 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할 수 있으면 아이의 행동을 금지할 때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직접적인 예시나 설명을 통해 수없이 반복하면서 부모는 아이를 가르쳐야 합니다. 이때 부모에게는 확고하면서도 부드러운 자세가 필요합니다. 똑같은 행동을 반복 제지당할 때 아이는 부모의 일관성 있는 태도를 통하여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을 갖게 되는데, 이때 아이는 안정감과 안도감을 갖는다고 합니다. 일관성 없는 부모가 기분 내키는 대로 가한 제지나 제한은 아이에게 혼란을 가중하고 눈치 보는 기술만 늘게 할 뿐입니다.
부모의 직접적인 가르침과 동시에 부모의 모범적인 모델 역할은 자기-통제를 가르치는 데 필수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하거나 욕구를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그대로 보고 배우게 하는 나쁜 모델의 역할을 합니다. 부모가 먼저 자기를 다스릴 줄 아는 연습과 자기 반성을 꾸준히 실행할 때 부모의 말이 효험이 있는 것입니다.